| 빅토르 안이 지난해 7월18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현역 은퇴 선언을 하고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부친 안기원 씨는 아들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러시아에 좀 더 있었으면…”하는 안타까움도 함께 전했다
AP는 5일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의 위대한 인물 안현수가 은퇴했다”며 “한국 국적으로 2006년 올림픽 금메달 3개를 따냈고, 러시아로 옮겨 2014년 올림픽에서 3차례 우승했다. 올해 평창 올림픽에선 도핑 의혹으로 참가하지 못했다”고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조명했다. 러시아빙상연맹을 맡고 있는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회장도 이를 시인했다. 그는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빅토르 안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러시아에 남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빅토르 안은 2018~2019시즌이 시작되기 전 자신의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지난 7월 밝힌 적이 있다. 결국 이번에 은퇴하는 쪽을 선택했다. 러시아 생활까지 접고 가족들과 한국에서 살 계획인 것처럼 보이는데, 한국 국적을 회복할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고교생으로 처음 올림픽 쇼트트랙 종목 출전을 이뤘다. 4년 뒤 토리노 올림픽에선 1000m와 1500m,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 여자부 진선유와 함께 한국 스포츠사에 ‘유이’한 올림픽 3관왕이 됐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진 뒤 이듬 해 러시아로 귀화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500m와 1000m, 3000m 계주 금메달을 차지해 또 한 번 3관왕을 달성했다.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쇼트트랙 스타다.
그러나 자신이 태어난 한국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땐 참가 자격을 얻지 못했다. 대회 직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핑 관련 출전 금지 러시아 선수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등을 통해 평창행을 노렸으나 IOC 결정을 뒤집지는 못했다.
빅토르 안이 러시아로 귀화한 뒤 아버지 안 씨와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맞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은퇴 및 한국행 소식 등은 잘 알고 있었다. 6일 만난 안 씨는 “딸 키우는 것도 그렇고, 와이프가 한국행을 강하게 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빅토르 안 아내 우나리 씨의 향수병 등을 이유로 꼽은 뒤 “얼마 전 한국 대표팀 코치 제안설도 듣기는 했다”고 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도 빅토르 안에게 한국에서의 지도자 생활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아들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다만 “러시아가 (빅토르 안에게)기회를 준 것은 맞지 않느냐. 그런 점을 생각했더라면…”이라며 아들이 러시아에서 코치직 등으로 좀 더 기여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일각에선 평창 올림픽 직전 IOC의 결정이 해당 선수의 올림픽 출전은 물론 코치 등으로의 참가까지 제한하기 때문에 빅토르 안이 각국 대표팀 지도자직을 수락하는 것에 제한이 있다는 견해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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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12-19 22:09:37
